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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polis

당신은 워킹푸어(Working Poor)입니까?

by 달토끼남편 2009. 8. 7.
워킹 푸어(working poor) : 문자 그대로 우리 말로 하면 근로빈곤층 되겠다.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생활형편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일컫는다.
물질적으로 빈곤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정신적으로 피폐하다.
몸과 마음 모두 지쳐있고, 모아둔 재산도 없어 우울, 불안하기까지 하다.

설령 서울 변두리에 조그마한 아파트 한 채에 살고 있다고 해도 남는 건 부채뿐이다.
그나마 내 집이라고 코딱지만한 집 하나 있어도 재개발한답시고 나가란다.

그도 없으면 월세나 전세 전전하며 행여 임대료라도 올릴까 전전긍긍이다.
제 날짜에 월세라도 못내면 집 주인이 쫓아내지는 않을까 눈치만 보인다.

죽자고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일해보지만, 돈은 모이지 않고 하루하루, 한달 한달 생활비 마련하기도 벅차다.
직장인의 70% 이상이 자신은 근로빈곤층이라고 생각한단다.
아무래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왔다.

옛날처럼 개천에서 용나던 시대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아둥바둥 살아보려 애쓰지만 나랏님들 정치판 놀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출산율은 저하되고, 노년층은 두터워지고,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은 놀고 있고, 그나마 일하는 이들은 허리 부러진다.
사회구조가 다이아몬드가 아닌 피라미드형이 되어버려서 저 높은 첨탑을 향해 시선을 주는 것조차 사치다.
내려볼 곳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이미 바닥인 인생,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이들에겐 희망과 미래가 없다.
오늘의 고생은 내일을 위한 보장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지금 그들에겐 그런 실낱같은 희망조차없다.

이런 글을 쓰는 나 또한 중산층이기를 이미 오래 전에 포기해버렸다.
그래도 매달 꼬박꼬박 나오던 쥐꼬리만한 월급도 내던진 채 사업하겠다고 뛰어들었지만 사업 전보다 나아진 것은 없다.
물론 경기가 풀리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은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사회가 1%의 the rich와 그들의 위해 종처럼 뼈빠지게 일하는 99%의 the working poor들로만 이루어질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워킹 푸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그건 착각일 뿐이다.
그리고, 방심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