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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지/잉글랜드

52. 결혼식장에 가다

by 달토끼남편 2003. 7. 3.

크리스 조의 영국 어학연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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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국 학생의 호스트 패밀리 아들의 결혼식이 가을쯤 있었습니다. 그 아들 나이는 저보다도 어렸지만 보기엔 왜 그렇게도
늙어보이던지...^^


저와 다른 한국 학생도 그 호스트 패밀리와 친했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결혼식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간단한 선물과 축하카드를
준비해서 전해주고, 우리는 호스트 머더가 예약해 둔 택시를 타고 결혼식장까지 갔습니다.


결혼식은 이미 끝난 뒤였고, 우리는 아쉽지만 피로연(wedding reception)에만 참석을 했습니다. 결혼식은 조그마한
옛 수도원에서 있었는데, 다들 와인 한 잔씩을 들고 여기저기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웨딩홀같은 화려한
곳에서 하지 않고 실용적이고 실속있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호스트 파더가 주는 와인 한 잔씩을 들고 구석에 서서 우리끼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죠. 왜냐하면 하객들이나
우리나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어색했습니다.


호스트 파더가 주점에 가서 술을 마시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흔히 우리 결혼 피로연을 생각하고 한 쪽 코너에 있는 주점으로
갔습니다. 음냐...근데, 자기 돈 내고 사서 마시는 것이더군요. 어찌나 당황스럽고 황당하던지...축의금 같은 것을 주는
전통은 없는지...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식장 한 쪽에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은 선물들이 잔뜩 쌓여있더군요. 오래 된 수도원이라 그런지 빵을 굽는 화로(?)가
수도원 한 쪽 구석에 아직도 남아 있었는데 수도원 자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 날의 주인공인 신랑(groom)은 목수고, 신부(bride)는 클럽 댄서라고 들었는데, 신부복을 입고 있는 신부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속도 위반으로 배가 다소 불룩했지만). 오똑한 콧날과 금발이 영화 속에서 보던 그런 모습, 어찌나
부럽던지. ^^;


한 구석에서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한 대머리의 신사가 다가와 말을 걸더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호스트 머더 동생의
남자친구). 그는 우리를 원, 투, 쓰리라고 부르며 친절히 대해주었습니다.


왜 원, 투, 쓰리냐구요? 한 친구의 이름이 Won이었는데, 다른 우리 이름을 외우기 힘드니까 그냥 two, three로
부른 것이었죠. ^^


자기가 전에 인도에서 현대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며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었는데, 주변에 있던 하객들도 동양계의 낯선 젊은이들이
3명씩이나 있으니 관심을 보이며 한 두마디씩 건네고 가더군요.


그렇게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으려니 영 어색해서 결국 돌아가기로 하고, 결혼식장을 나왔지만 막상 돌아가는 교통편이 문제였습니다.
결혼식장의 위치도 몰랐으니 돌아가는 버스편을 알기도 어려웠고 택시 회사에 전화를 걸어보니 1시간 뒤에나 택시를 보내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휴...결국 우리는 걸어서 가기로 했죠. 여기저기 헤맨 끝에 한 1시간 정도 걸었으려나? 드디어 동네까지 왔더군요. 시간은
밤 10시 30분 정도가 지난 뒤였습니다. 우리는 피로연 생각을 하고 저녁도 안먹고 잔뜩 기대를 하며 갔었는데, 저녁은 커녕
와인 한 잔씩만 마신 뒤 돌아왔으니...게다가 1시간이나 걸었더니 다들 지치고 힘들어서 Pub에 들어가 맥주 한 잔씩을 시켜
마신 뒤 또 나와야 했습니다. (pub은 11시면 문을 받으므로.)


에고고...그 날의 결혼식 참석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문화와 전통을 미처 알지못했던 우리 잘못이었던 셈이지만
좋은 구경한거라 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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