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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지/잉글랜드

67.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by 달토끼남편 2003. 7. 21.

크리스 조의 영국 어학연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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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짧은 기간이었기는 하지만, 연수를 가기 전에는 분명 어느 정도의 기대치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갔다와서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원어로 영화를 볼
때나 CNN 뉴스를 들을 때나 잘 들리지 않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저는 그 이유 중의 하나를 영국에서 수업을 받을 때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현지 강사가 문장을 읽어주는데, 눈으로는 단어가
보이지만 귀로는 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1. 두 단어를 붙여서 빠르게 발음하니 들리지 않더라.


우리 말에서도 쓸 때는 "같이"를 실제로 말할 때는 "가치"라고 말을 합니다. 구개음화의 일종입니다.

또, "예쁜 꽃이"를 "예쁜 꼬치"라고 말을 하죠. 연음법칙입니다.

영어에서는 마땅한 예제를 찾지 못해 문장으로 설명을 드리긴 힘들지만, 대충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이 잡히실 겁니다.


두 단어가 빠르게 발음이 되면서 앞
단어의 마지막 부분과 뒷 단어의 앞 부분이 붙어서 들리기 때문에 제대로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0.001초 사이에 머리 속에선
앞 부분을 듣고 아는 단어라는 기대를 하고 철자를 그립니다. 하지만 뒷 부분이 빠르게 발음이 되면서 머리 속에서
순간적으로 그려지던 철자가 뒤죽박죽이 되면서 그나마 알던 단어도 제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곤 말합니다."아...제대로 안들려...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라고.


뉴스 스크립트를 눈으로 따라가면서 들어도 도저히 들리지 않는 발음이 있습니다. (혹자는 언어마다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다라고도 주장을 하더군요.)

우리는 학창시절 단어를 찾을 때 사전에서 의미만을 찾고 발음 기호는 잘 보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시험에서 듣기가 별로
큰 비중을 차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단어 많이 알고 독해 잘 하면 영어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설령 발음기호를 봤다고 해도 원어민이 그것을 말하는 것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 복잡한 발음기호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제대로 모른채 대충 이렇게 하겠거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이런 것들이 화근이 되어서 콩글리쉬 발음에, 원어민이 아는 단어를 읽어줘도 제대로 듣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2. 강세가 약한 부분은 들리지 않더라.


또 하나는 바로 문장이나 단어에서의 스트레스(강세)입니다. specific이라는 단어를 한번 읽어보세요. 강세를 어디에 두고
읽으십니까? 야후나 네이버 등의 영어사전에서 단어를 찾아 한번 발음을 들어보세요. 거의 "(스)퍼픽"이라고
들립니다. 아는 단어일지라도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 "Pacific(태평양의)" 라고 말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them"이라는 단어도 실제 회화나 문장 상에서 "뎀"이라고 정직하게 발음하기 보다는 "드엄"이라고 합니다. "many
of them(매니 오브 드엄)" 식으로...


단어에서의 강세 뿐만 아니라, 문장에서도 강세를 둡니다.


"Ilikethis black hat." "나는 이 검은 모자가좋아."

"I like thisblackhat."
나는 이검은모자가 좋아."


말하는 이는 문장 속에서 특정 부분에 강세를 줌으로써 자신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을 강하게 말합니다. 앞 문장에서는 모자 자체보다는
(선물을 받아) 좋다 라는 식으로 좋은 감정을 강조했지만, 다음 문장에서는 모자가 노란색도 아니고, 빨간 색도 아닌
검은 색이라 더 좋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black에 힘을 주어 말을 합니다.


이렇게 문장 속에서 어디에 강세를 두느냐에 따라 뉘앙스가 많이 달라집니다. 또, 중요하지 않은 단어들은 약하게 발음을 함으로써
거의 들리지 않기도 합니다.


3. 내가 발음이 안되는 것은 들리지도 않더라.


우리는 문장을 읽을 때 내가 발음하는대로 읽고 그것을 듣습니다. 그것이 정확한 발음이라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그렇게 자신의
발음에 익숙해져 있으니 정작 원어민이 말할 때는 내가 발음하는 식이 아니면 거의 들리지 않게 됩니다.


제가 있던 학교에는 일본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impossible"을 "임포시블" 이라고 발음을 합니다. 저보다 영국에
먼저 왔던 학생들이 많아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것인가??? 의구심이 들어 몇 번이고 사전을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또, 그네들은
"Japan"을 열이면 열 "자팡~" 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지 강사들은 일본인이 말하는 것을 한국인이 말하는 것보다 더 잘 알아듣습니다. 우리는 미국식 발음이 섞여있는데다가
어설프게 혀를 굴리려는 경향이 있어 오히려 정직하게 발음하는 일본인들보다도 더 못알아듣게 만들고 있는 셈이죠. (어쩌면 강사들이
일본식 발음에 익숙해져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우리 나라 부산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호스트 파더에게


- "Do you know Asian game?" "두 유 노우 애이시언 게임?"

- "Pardon?"

- (내 발음이 안좋은 모양이군. 다시 한번 혀를 말아...) "애이시언 게임"

- "What?"


- "Sorry. never mind...--;;" "미안. 신경쓰지 말아요."


몇 마디 나눠보려다 무안해서 그만두었습니다. 제 발음이 꽝이었던지 나이많은 호스트 파더의 귀가 어두었던지 둘 중의 하나였겠죠.


우리가 익히 아는 외래어들이 정확한 발음으로 표기가 되는 외래어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그렇게 발음을 하지만 실제 발음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영국 해군 출신이었던 호스트 파더가 2차 대전 당시의 전투기 사진들을 보여주었는데, 저와 다른 한 한국 학생이 Mustang을
보고 동시에 외쳤습니다.


"와우...무스탕!"

"예쓰...머스탱..."

"--;;" (음냐...)


어쨌거나 영어의 단어들은 입 안쪽에서 나는 소리가 많기 때문에 입 앞 쪽에서 주로 소리를 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발음하기 어렵거나 발음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들리지 않는 단어들도 많습니다.


앞으로 사전을 찾으실 때는 단어의 뜻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어디에 두는지 또 발음은 어떻게 하는지까지 꼼꼼히 살피셔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듣기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입에서 그 문장이 자연스럽게
발음이 될 때까지 몇 번이고 읽고, 또한 문장의 어느 부분에 강약을 주는지 또한 잘 파악하면서 따라하다보면 어학연수 갔다오지
않아도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연수생 못지 않은 영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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