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 'ㅎ'자도 모르는 대표이사가 부임을 했다.
(나도 회계의 '회'자를 몰라 이런저런 회계책을 보면서 공부 중이다.)
'22년도 결산보고를 준비하는데 그런다. (처음 해본다.)
"당기순이익은 몇 억이 남았다고 하는데 이게 왜 통장잔액이랑 안맞지?"
"???"
얼핏 들어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분명 돈을 얼마 벌어 남았다고 하는데 통장을 보면 잔액이 더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한다.
경리담당자는 제대로 설명을 못해 쩔쩔맨다.
그러니 더욱 의심을 받는다.
어찌보면 참으로 신박한 질문이다.
차마 경리는 지금껏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도 없고, 생각을 해본 적도 없을 것이다.
이걸 회계를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설명을 하려니 경리는 회계용어로 밖에는 설명을 못한다.
가뜩이나 알지도 못하는 회계용어를 주저리 읊어대니 사장은 더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왜 안맞는지 제대로 설명을 해보라고!! 관리부장은 설명을 듣고 납득이 되면 나한테 와서 설명해!"
이런 젠장...
읽고 있던 회계책을 뒤적여 봤더니 현금을 주고 받는 "현금주의"면 실제로 돈을 주고 받는 시점에서 기록을 하기 때문에 맞을 수 있지만, 기업의 회계는 매입,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기록하는 "발생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통장잔액과는 맞지 않는다고 써있다.
어? 맞는 말이네?
예를 들어, 500만원에 원재료를 외상으로 사와서 제품을 만들고 1천만원에 거래처에 외상으로 판매를 했다면?
이익은 500만원이 남는다.
어? 근데 통장에는 당장 500만원이 없다??
지금 이 상황을 묻는 것이다.
왜 500만원을 벌었는데 통장엔 500만원이 없는거야!!
당연하지 않는가?
돈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
다 외상으로 사와서 외상으로 팔았다.
둘다 현찰 박치기를 했다면 당장 통장에 500만원이 꽂혀있는 것이 맞으나 신용거래를 했다.
그러니 아직 돈이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500만원은 어디 갔냐고 찾는 꼴이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네이버 지식인에서도 이런 질문을 찾아볼 수 있다.
의외로 이런 질문을 하는 사장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뭐 그럴 수 있다.
나도 사장이 그렇게 물었을 때 고개를 끄덕였으니까.
그럴 땐 법적인(?) 근거를 말해주면 근거좋아하는 사장들도 어찌 못할거다.
기획재정부에서 얘기하는 설명이다. 나라에서 우리나라는 발생주의 회계를 따른다는데 어쩔건가??
발생주의회계ㆍ현금주의회계
발생주의회계는 거래나 사건 그리고 환경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효과를 현금이 수취되거나 지급되는 기간에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거래가 발생한 기간에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발생주의회계는 현금의 수취나 지급과 분리하여 거래의 발생시점에서 기록하므로 영업활동과 관련된 기록과 현금의 유출입과는 보통 일치하지 않는다. 발생주의회계의 도입 목적은 수익ㆍ비용 원칙에 보다 합리적 대응을 가져와 그 기간의 경영성과를 보다 정확히 나타내는 데 있다. 현금주의회계는 현금을 수취하였을 때 수익(매출)으로 인식하고 현금을 지출하였을 때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처리제도이다. 발생주의회계와는 달리 재화나 용역의 인수나 인도의 시점은 중요하지 않고 현금의 수취와 지급의 시점만이 기준이 된다. 현금주의회계는 현금수입액의 합계에서 현금지출액의 합계를 차감하여 당기의 순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으로서 이 제도하에서는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키지 못한다는 큰 결점을 갖고 있다. 현금주의회계는 소기업이나 의사ㆍ회계사ㆍ변호사 등과 같은 직종에 쓰인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상 기본적 원칙은 발생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미래의 현금 흐름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실질적인 경제적 거래가 발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회계처리를 함으로써 사업성과를 그때그때 잘 나타내 준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회계는 세입ㆍ세출 원인 발생 시기에 구애됨이 없이 현실적으로 현금의 수입.지출이 행하여진 날이 속한 연도를 기준으로 회계처리가 이루어지는 현금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회계정보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정부회계에 발생주의를 도입하여 시행하였다.
이 정도 얘기해줬으면 웬만한 사람이면 고개를 끄덕이며, 아 그렇지...말이 되네...하고 넘어갔을텐데 그래도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아니 그럼 현금흐름을 다 뒤져서 금액이라도 맞춰오라는건가??? 휴...
어쨌거나, 당기순이익(순손실)은 그 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벌어들인 돈에서 모든 비용을 제외하고, 세금도 다 내고...최종적으로 남았거나 손해를 본 금액이다. (나도 이게 뭔지 몰랐다.)
그 해에 흑자인지 적자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되는데 이것이 꼭 현재의 현금흐름과 맞을 수는 없다.
12월까지 아직 받지 못한 돈이 있을 수도 있고, 다음 달에 줘야 하는 거래처 대금이 있을 수도 있고...전년도에 통장에 남은 돈이 넘어와 합쳐졌을 수도 있으니 그 해 벌어들인 돈보다 통장에는 더 많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은 현금흐름표를 작성한다고 하는데 봐도 잘 모르겠다.)
뜻하지 않게 관리부장을 맡으면서 기업의 회계를 모르면 참 골치아프겠구나...생각을 해서 나름 읽기 쉬운 회계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제서야 조금씩 회계에 대한 감이 잡히는거 같기도 하다.
역시나 기업은 숫자다.
그리고, 윗사람이 모르면 아랫사람한테 무시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공부해야 한다.
참고로 조금 자세하게 설명을 해놓은 블로그가 있어 소개해 본다.
https://m.blog.naver.com/toms3/221947218458
그리고 왜 통장잔액이랑 안맞는지 설명하려고 서점에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회계의 기원? 부터 설명을 해주니 잠깐 읽었는데도 굉장히 내용이 좋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끝내면 이 책부터 살 예정이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8543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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