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로그

구직자들 면접을 해보니...

by 달토끼남편 2009. 9. 18.
급히 디자이너를 구할 일이 있어서 디자이너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에 무료로 등록을 하고 기다렸다.
하루 이틀 사이에 많이는 아니지만 여러 사람들이 이력서를 보내왔고, 그 중 몇 명을 면접을 봤는데...

일단 구직자들의 경우 디자이너인데도 불구하고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등록하지 않은 사람들도 꽤 많았다. 그 사람의 스킬이나 이력 등은 글로도 알 수 있지만 실제 작업결과물을 볼 수 없으니 내가 원하는 분야의 사람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가름할 수 없게 되어 1차적으로 그런 사람들은 필터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구직을 위해 본인의 희망분야를 체크하는데 솔직히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분야에도 검색을 위해 체크를 해놓다 보니 그런 사람들을 또 필터링하는데 시간을 보내야했다.
내가 일하고자 하는 분야가 확실하거나 혹은 잘할 수 있는 디자인분야가 있다면 연관 희망분야를 다소 압축해서 등록을 해놓는다면 구인하는 측 입장에서도 좀더 신뢰가 가지 않을까 싶다.

또  내가 원하는 희망 분야가 어느 정도 좁혀졌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사전조사 쯤은 해두는 것이 면접볼 때 큰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신입보다는 경력을 원하는 업체들이 많은 요즘 가르쳐가면서 일을 시킬만큼 여유가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가 지원하는 분야에 대해 어떤 경쟁업체들이 있다거나 어떤 브랜드, 어떤 제품들이 나오는지 정도는 사전에 조사를 해서 면접볼 때 면접관과 그래도 얘기가 통하는 정도가 된다면 비록 경력이 없거나 짧다 하더라도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냥 면접요청이 들어오면 다행이고 아무 업체나 취업해도 좋고...하는 막연함보다는 좀더 타겟에 집중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이가 어리고 젋은 사람들이다 보니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 등에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은 사람들도 많았다.

글쎄...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서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고 매우 편리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좀더 정성을 보인다면 내가 만든 작품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출력이라도 해서 면접볼 때 들고간다면 그냥 지나칠 면접관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결과물을 직접 설명하고 보여준다면 좀더 준비성도 있고, 정성이 있구나 라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뭐 이런건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면접을 보러 간 회사가 크건 작건 간에 서로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준다면 설령 취업이 되지 않거나 그 사람을 뽑지 못하더라도 디자이너라는 특성 상 프리랜서나 아웃소싱 등으로 그 사람과 계속 연을 맺어갈 수도 있다.

그리고 면접보는 사람들 중 단 한 사람도 제 시간에 맞춰 온 사람은 없었다.
초행길에 못찾을 수도 있고 하지만, 설령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첫 인상에 대한 기억을 좋게 주려면 시간약속 정도는 지키는게 기본일 듯 싶은데 좀 아쉽다.

어떤 이는 아예 연락도 없이 면접에 나타나지 않아서 계속 기다리다가 전화를 하자 그제서야 못가겠다고 얘기를 하기도 한다.

내가 그 업체에서 일할 것도 아닌데, 내가 그 분야에서 있을 것도 아닌데, 다시 볼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일이란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라는 단어에 대해서 큰 착각과 오해가 있지 않나 싶다.
해당분야의 일에 대해 자신이 해왔거나 경험해 봤고, 할 수 있고, 생각하는 바 등에 대해 자신을 설명하고 소개하라는 것이지 개인신상이니 성장배경이니 이런 소설같은 얘기를 쓰라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자기소개서의 경우에도 사실 난 잘 읽지 않는다.
자신의 자라온 환경이 어떻고, 성격이 어떠며, 열심히 하겠다는 식이 대부분인데 그 사람의 성장배경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도 없고 성격은 더더군다나 일해보면 알 수 있는 것이고...

이것도 면접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신의 프로젝트 경험을 위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과 경력을 풀어쓰는게 더 낫지 않나?

말이 자기소개서지 무슨 신랑, 신부감을 고르는 것도 아닌데 본인의 개인적인 얘기보다는 일에 중점을 두어서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며, 왜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지,왜 그 일에 자신이 적합한지 등등에 대해 면접관을 설득할 수 있는 내용들을 기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이력서에 다들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한다는 것이다.
앞자리 정도면 모르겠지만 사실 그게 왜 필요한지, 왜 기업에서도 요구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찌보면 개인정보유출의 사각지대가 바로 그런 이력서가 아닐까 싶다.
전화번호며, 개인가족구성, 주소, 주민등록번호...등등 너무나 많은 사항들이 이력서에 들어가 있다.
그게 왜 다 필요한지 그리고 그런걸 뭐하러 요구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족구성은 알아서 뭐 할 것이며, 부모님 직업이나 학력이 어떻게 되는지는 알아서 뭐할건데?
사실 좀 어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