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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마의 30명과 상관관계...

by 달토끼남편 2009. 3. 11.
우연히 블로그 글을 읽다보니 공감가는 글이 있었다.
벤처기업 마의 30명...
벤처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이 30명이라는 숫자가 사느냐 망하느냐의 존폐기로에 선 숫자인가보다.

벌써 9년 전 얘기지만, 그 때의 상황이나 지금이나 벤처기업의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당시에 30명 정도가 넘어서니 이상한 낌새를 하나 둘 느끼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나 역시 사번 4인가 5번을 달고 입사를 했었고, 주식도 조금 가지고 있었고, 일요일에도 나와서 일을 할만큼 열정과 자신을 바쳐 일을 했었는데 투자도 좀 받고 사무실도 큰데로 옮기고, 직원들도 하나 둘 늘어나다가 30명 정도가 넘어서니 슬슬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더군.

그 전까지는 사장 얼굴에 늘 미소가 있고, 직원들과 어울리며 하나 하나 챙겨주기도 했는데 30명이 넘어서자 사장 얼굴엔 초조감과 짜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40명 정도가 되자, 사장은 이사 등등 간부급들과만 회의를 하게 되고, 팀장이나 과장급 같은 중간관리자라도 사장 얼굴 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결국 악역을 맡은 이사에 의해 권고사직 또는 자진사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슬슬 30명 정도로 줄어들더니 몇 년 못가 폐업...그 사이 사장은 조금씩 투자받은 돈 미국으로 빼돌렸다는 소문만 나중에 들었다.

왜 그럴까 하고 봤더니 처음엔 대여섯명으로 시작해서 몇 달 안에 벤처캐피탈로부터 몇 십억 투자를 받고 난 후 한 1년 정도 지나 직원이 30명 정도된 것 같은데, 이 쯤 되면 슬슬 투자자들로부터도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것이고,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놨어야 했을 것이다.

물론 그 사이 기술력이 탄탄한 벤처라면 충분하지는 않아도 프로토타입이라도 투자자를 안심시킬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았을테지만.

어쨌거나 내가 다녔던 회사는 설립 2년이 되가도록 애초 취지와는 다르게 별다른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고 그 때가 직원 30명이 넘어가는 시점이었던 것 같다.

그 사이 다시 한번 투자를 받았거나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다면 다행이지만, 성과물이 없으니 그마저도 힘들어 자금 사정도 악화되고, 단발성 프로젝트들로 근근히 직원들 월급 떼우게 되고, 다시 감원하게 되고...벤처같은 소조직에서도 라인이 있어 줄 잘 서면 살아남는 것이고...

아마도 직원이 30명 정도가 되는 시점과 자금이 마치 손익분기점처럼 연관관계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좀더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30명이 넘어서야 개개인의 작업량이나 맨파워가 균형이 맞아서 일 수도 있다.

30명이 되기 전에 직원들이나 자금관리에 좀더 신경을 쓰고, 좀더 열심히 일하면 될까???
아니면 아예 30명이 넘지 않도록 조절을 하면 될까???

미스테리고 연구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