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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지/잉글랜드

65. 故 이경운 군 사건

by 달토끼남편 2003. 7. 17.

크리스 조의 영국 어학연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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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사 카페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故 이경운 군에 대한 추모식이 영국 현지에서 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건이길래 3년 동안이나 영국 현지 병원의 영안실에서 안치되어 있어야만 하는가?

그 사건 현장이 제가 영국에서 머물렀던 곳의 근처였고, 몇 번 가보기도 했던 Canterbury라는 것 또한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故 이경운 군의 진상규명사이트(http://www.leekyungwoon.com)에도
가보았지만, 워낙 내용이 많아 쉽사리 감이 잡히질 않더군요.


결국 작년 11월 KBS 추적60분에서 이 사건을 다뤘다는 것을 알고 VOD 서비스를 통해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2000년 9월 말, 캔터베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故 이경운 군(스페인 출생. 당시
17세)이 거리를 걷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


영국 경찰은 무단횡단에 의한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를 했고, 이후 유가족들이 스페인에서 급히 입국해 사건현장 등을 돌아보았지만
석연챦은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정황 상 무단횡단을 시도했다고 보기에도 어려웠고, 목격자들도 무단횡단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영국 경찰은 정확한 사건 현장을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경찰의 초동 수사 역시 (백인의 교통사고 처리에 비하면)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사건 발생 몇 일 후에 부검까지 행하고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지으려고
했습니다.


결국 3년이 지난 지금까지 故 이경운 군의 아버지 혼자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끼니까지 걸러가며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고,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사건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이 사건이 단순 교통사고가 아닌 영국 경찰에 의한 인종편견적인 사건처리와 대응 그리고 주영 한국대사관의 자국민 보호에
대한 문제점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것이라는 점입니다.


몇 년 전 스테판 로렌스라는 흑인 청년이 백인 영국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한 후 영국인들이 무죄로 풀려나자 4년 동안의
기나긴 소송 끝에 결국 유죄를 선고받고, 영국 경찰 간부들이 줄줄이 사임하는 사건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현지 한국유학생들이 백인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교통사고를 당해도 제대로 사건처리, 보상 등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인종편견과
차별에 대한 문제는 소위 유색인종인 한국민으로서는 그냥 간과할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해외
연수나 유학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얼마 전 영국의 인종차별주의(racism)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크고 작은 인종편견과 차별은 신사의
나라라는 영국에서도 느낄 수 있을 뿐더러 자칫 위와 같은 엄청난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각국에 주재한 우리나라 대사관의 자국민 보호에 대한 문제입니다. 작년 말인가 멕시코 교민들에 대한 현지
경찰들의 표적수사와 알몸수색 등이 문제가 되었을 때도 현지 대사관은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故 이경운 군 사건의 경우에도 영국 현지 대사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물론 대사관측도 대사관 나름대로 고충과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국 사법권에 대한 항의보다는 정당한 법적 절차를 밞아 이의를 제기해야 하며, 수차례 故 이경운 군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주려고 시도를 했으나, 대사관을 불신한 이 군의 아버지가 거절했다는 것이지요.


양 측의 주장이 어찌되었건 간에 같은 한국민으로서 불신을 해소하고, 양 측이 긴밀한 협조 하에 비단 이 사건 뿐 아니라
제2, 제3의 이경운 군 사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조속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연수나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가급적이면 현지에서 최대한 스스로를 보호하고 조심하시는 수 밖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안심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아찔하기까지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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