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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시작페이지를 바꿔보자

by 달토끼남편 2008. 6. 16.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웹브라우저를 띄웠을 때 처음 열리는 나의 시작페이지는 늘 야후! 였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는 당연한 것처럼 별 생각없이,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늘 네이버로 고정이 되어 있다시피 했는데 최근에 들어 다시 시작페이지를 구글로 바꾸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촛불시위 때 보여준 중립적인 태도와 그에 못지 않은 우파적인 자세 때문이었다.)

구글은 무엇보다 초간단 화면으로 인해 웹브라우저를 띄웠을 때 웹페이지가 뜨는 시간이 빠르다.
WWW로 통하는 관문 그리고 정보검색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철학에 매우 충실하며 검색내용 또한 정확성이나 다양성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세계 최고의 검색엔진이라는 구글도 퍼오지 못하는 검색내용이 있으니 바로 네이버의 컨텐츠들이다.
웹페이지 소스코드 상단에 검색로봇의 검색을 막는 코드 한 줄만 넣으면 검색로봇은 자동으로 수집하지 못한다.
네이버는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외부 검색엔진이 자사의 컨텐츠를 검색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반면 네이버의 검색로봇은 타 ISP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무식하게 퍼가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결국 들어오거나 생성되는 정보는 막지 않되, 외부로 나가는 정보는 고의적으로 차단하는 웹상의 거대한 아일랜드를 구축해 놓은 셈이다. 그러니 얼마나 폐쇄적인가?
한국의 네티즌들은 네이버라는 인트라넷(사내정보망)을 쓰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면 정확한 검색 내용을 보여주기 보다는 키워드 광고에 의해 우선순위가 결정되어 광고인지 정말 검색내용인지 조차 아리송하게 만들어 버린다. (타 포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는 쇼핑몰업체는 창업 후 반 년 사이에 광고료만 수천만원을 지불했고, 직원 3명의 그 크지 않은 업체가 연말 네이버 VIP 광고주 파티에 초대를 받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물론 그만큼의 광고효과를 보기도 했으나 네이버 직원들 월급은 자기들이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참고 :네이버 지식쇼핑에 놀아나는 판매자들

결국 돈없는 업체는 노출 한번 제대로 되보지도 못하고, 정보의 바다 저 바닥 어느 구석엔가 쳐박혀 있게 되고, 공정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앨빈 토플러가 권력이동에서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정하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고 힘의 논리임을 보여준다.)

강력한 인터넷 언론(본인들은 아니라고 우기지만)으로서의 역할부재, 폐쇄성, 지나친 상업주의가 나로 하여금 시작페이지를 바꾸게 만들었다.

물론 네이버의 사업성과 기획력, 능력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통제하고 자신도 모르게 일방적인 정보들에 노출되는 것을 방치해 둔다면 네이버의 미래는 없을 것 같다.

권력의 독점은 예나 지금이나, 인터넷에서나 경계해야 할 동전의 양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