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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일지/잉글랜드

68. 나는 무식한 한국이 싫다

by 달토끼남편 2003. 7. 23.

크리스 조의 영국 어학연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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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었나요?

하지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한국의 반 만년 역사와 문화유산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현대 사회가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한국은 왠지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또는 국민들의 의식적으로나 후퇴하고 있지는 않은가 싶습니다.


어설픈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사람들은 너무나 이기적이 되어가고, 기술은 발전하지만 그와 병행되어야만 하는 문화나 의식의 향상은
더디기만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휴대폰의 사용일 겁니다.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시민의식의
결여
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죠. 편하게 쓸 줄만 알았지, 어떻게 잘 사용하는지는 배우지 못한 결과입니다.


영국에 머물면서 선진국의 높은 시민의식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막 해리포터 2편이 개봉되었을 때인데, 친구들과 함께 몇 시간
전에 영화관에 가서 표를 끊고 상영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상영시간이 가까워졌을 때 영화관에 도착하니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위해 모여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손에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때 영화관 관계자가 나와 뭐라고 말을 하려는 순간이었습니다. (표를 가진 사람과 끊을 사람들에
대한 입장안내였습니다. 영국의 영화관에는 좌석번호가 없기 때문에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입니다.)


"쉬잇!, 쉬잇!"


여기저기서 거의 동시다 싶을 정도로 시끌벅적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깜작 놀랄만큼
순식간에 기다리던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같이 갔던 일행들은 서로 얼굴을 번갈아 쳐다볼만큼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부모들이나 아이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떠들면 영화관 관계자의 안내를 들을 수 없을 것이고, 결국 그것은
자기들이 표를 끊는 시간을 지연시킬 뿐이라는 것을...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의 한 마디에 아이들은 순간 재잘거리던 입을 약속이나 한듯
다물었던 것입니다.


어찌보면 남을 배려했다기 보다는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영리한 사람들이라고 해야겠죠. 순간
우리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습니다.


여러분은 어땠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다소 부정적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자신에게 해가 되고, 무엇이 자신을 위한 것인지 잘 구분할 줄 모릅니다. 남을 조금 배려하는
것이 결국엔 자신의 이익과 부합되는 것이라는 영악함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혹자는 단편적인 영국인들의 행동양식을 보고 확대해석했다고 보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그저
예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선진국에 다가섰다고 말을 하지만, 냉정하게 우리의 국민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합니다. 부(wealth)
뿐만 아니라 의식까지도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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