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 앞에 (주)가 붙어도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이 운영하는 개인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세금 등 여러가지 이유로 법인 전환만 한 경우죠.)
물론 주식공개나 상장 등이 안되었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가족기업(적당한 용어를 모르겠네요.)이 가지는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 아무래도 불투명한 기업경영과 자금난이겠죠?
주식공개를 하지 않다보니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라곤 제2금융권 등을 통한 담보대출 등 뿐이고 그러다 보니 이자부담과 부채비율이 높아 공장부지 등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해도 실제적으로 빈껍데기인 경우가 많더라는 겁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선배가 다니는 회사도 그랬습니다.
경영진은 연세드신 회장님(창업주)와 사모님(사장), 그리고 전무(아들)가 운영하는 모 회사인데(그래도 이름대면 그럭저럭 알 수 있는...), 선배를 만나기 위해 공장을 찾아갔더니 수도권 외곽 제법 큰 공장부지 위에 학교 건물처럼 생긴 공장에서 근무하더군요.
청결해야하는 업종이다보니 실내는 깨끗하고 했습니다만, 직원들이 많이 감원되어 설비가동률도 떨어지고 마치 퇴근 시간 이후처럼 썰렁한 분위기였습니다.
창업주는 아무래도 본인의 자산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해서 이끌어왔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합니다.
들어간 돈도 다 내 돈이요, 나가는 돈도 다 내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생각이지요.
이래저래 그 선배의 얘기를 듣다보니 어느 시점에서 창업주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 경영인을 도입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앞서 얘기한대로 내 손으로 일군 기업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결정이지만 한 세대에서 끝날 기업이 아니라 계속 그 생명을 이어갈 회사라면, 또 자식 또한 경영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차라리 과감하게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그 시기를 놓쳐버리는 바람에 아직도 나이든 창업주는 고집 때문에 실무자를 두고도 자신이 직접 이런 저런 계약을 챙기고 (그것이 옳은 결정이면 모르지만 제가 보기엔 총기를 다 한 것 같더군요.) 회사가 어려워지니 인재들도 진작에 떠나고...실적은 밑돌고, 자금난에 허덕이고 하는 악순환만 하고 있었습니다.
창업 당시 현금으로만 수십억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던데, 지금은 그마저도 동이 난 마당에 무엇에 그리 미련을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 간다는데 요즘도 적용이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회사가 부도가 나면 어찌되었던 창업주 가족은 살아남겠죠...하지만 그 밑의 직원들은 순식간에 거리에 나앉게 되는데, 창업주가 욕심을 좀 버리고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택했으면 좋겠네요.
이래저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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