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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를 쓰레기로 보는 시선

by 달토끼남편 2009. 2. 20.
"우리 회사가 쓰레기 하치장도 아니고, 구직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사람들 말고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해봐..."

3년 넘게 일하던 직원 한 명 이직을 하게 되자, 남은 직원이 신입이든 경력이든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 구직사이트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 회사 사장이 한 말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뜨내기같은 구직자들 말고 확실한 사람을 찾아오란 얘기다.
그 소리를 듣고 그 사장의 평상 시 직원들에 대한 단초를 읽을 수 있었다.

직원도 몇 명 안되고, 매출도 그리 크지 않지만 그럭저럭 불황에도 큰 타격없이 견뎌내는 나도 잘 아는 업체인데, 평소 지론이 신입보다는 경력을 선호하고, 소위 근본(?)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주변의 소개나 추천 등을 통해 사람을 뽑는 스타일이다.

웃기는건 그렇다고 경력을 크게 인정하지도 않고 대우도 그저그렇다.
특별히 일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다고 전에 있던 회사와 지금의 회사는 업무든 분위기든 다르니 경력도 크게 인정않는 분위기다.

경력이라면 전 직장의 연봉 등을 고려해 약간의 프리미엄을 생각하며 이직을 하게 마련인데 그런건 깡그리 무시하는 셈이다.

소기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신입을 가르쳐 가며 일을 시키기 보단 경력이 좀 있고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개인기업에서는 직원에 대한 평상 시 잠재의식은 내가 어렵게 이 회사를 만들었고, 난 월급주는 사람이고, 넌 고용인이다...라는 생각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매출이 잘 나오면 자기 복이요, 그렇지 못하면 직원 탓이다.
평소엔 마치 가족인냥 대하면서도 잠재의식 속엔 그저 고용주와 고용인과의 관계만 있는 표리부동형 사장이다.

내가 겪어본 대부분의 사장들은 직원 귀한 줄을 몰랐다.
그만두면 다시 뽑으면 되지뭐...하는 식이다.

그 직원이 그간 일하면서 쌓아온 업무 노우하우, 거래처, 인맥 등등이 깡그리 사라지는데도 말이다.
결국 아무리 경력직원을 새로 뽑아 인수인계를 확실히 한다고 해도, 겉핧기일 뿐이지 정작 설명하기 어렵고 숨겨진 업무 노우하우나 인맥까지 전수 받을 수는 없다. (그런걸 알려주는 바보 전임자도 없다.)

퇴직직원과 새 직원의 근무기간이 교차되면서 어느 정도 여유있는 인수인계가 이루어지면 모를까 그 사이 후임자를 뽑지 못해 업무공백이 생기면 기존 직원들의 업무증가는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회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결국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게 마련인데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최종적인 결정은 물론 회사의 대표가 해야겠지만, 결국 그런 결론이 나기까지 과정을 만들어 온 것은 직원이고 직원들이 발로 뛰어주어 그 만큼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없는 직원이라도 자기 밥값은 하기 마련이다.

평상 시 직원들에 대한 비뚤어진 시각을 가진 사장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들이 있기에 이 회사가 굴러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깨닫자.